치매 초기 의심부터 검사 예약까지 : 아버지가 조금 달라졌어요
아버지의 치매 초기 증상과 함께 시작된 보호자 일기. MCI 진단, 기억력 변화, 신경과 검사 과정까지 경험을 기록합니다.
치매초기 의심 : 아직 길을 잃진 않으셨어요… 그런데 뭔가 이상했어요
저희 아빠는 아직 길을 잃거나 외출 후 헤매시는 건 아니예요. 걷는 것도, 표정도, 겉보기엔 평소랑 다를 바 없죠.
그런데 요즘 들어 전화 통화를 기억 못 하시거나, 물건을 못찾을 때가 많아요. 그리고선 “엄마가 뭘 가져갔다”며 의심하시죠. 일종의 망상이라고 하더라고요.
사실 2~3년 전 국가건강검진에서 ‘경도 인지 장애(MCI)’ 의심 소견이 나왔었지만, 치매안심센터에서는 정상이라고 해서 마음을 놓고 있었어요. 나이가 드시면 어느정도 인지능력이 저하될 수 있다고 하셨거든요.
그런데 그 판단이 너무 안일했던 건 아닐까, 요즘 자꾸 돌아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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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 설선물 무료 치매검사 : 치매안심센터 이용후기
얼마 전 TV프로그램인 살림하는 남자들 시즌2에서 그룹 신화멤버인 민우의 어머님이 나오셨는데요. 치매진단을 받는 내용이었습니다. 젊어 보이셨는데 찾아보니 79세로 나오시더라고요. 언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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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 초기 증상, 놓치지 않으려면 가족의 눈이 중요하대요
치매 초기 증상은 단순한 ‘건망증’과 구분이 어려워요. 하지만 기억력 저하가 일상생활에 영향을 주기 시작한다면 단순 노화가 아닌 인지 기능 저하일 수 있다고 해요.
아빠의 변화가 단순한 노화인지, 치매 초기 단계인지 정확히 알고 싶어 며칠 전 서울의료원 신경과에 같이 다녀왔어요. 그리고 현재 신경인지검사(MMSE, 뇌 MRI 등)를 예약한 상태입니다.
치매 초기 증상 체크리스트
치매초기 증상 체크리스트 | ||
증상 | 주요내용 | 예시 |
기억력 저하 |
최근 일이나 대화 내용을 자주 잊음 | “방금 통화했는데?”를 반복해서 묻는 경우 |
망상 의심 |
누군가 물건을 가져갔다고 의심하거나 사실과 다른 말을 반복함 | “엄마가 내 지갑 가져갔어” 등 |
성격· 감정 변화 |
무기력, 분노, 예민함 등 감정 기복이 심해짐 | 평소보다 짜증이 늘고 눈물도 많아짐 |
지남력 장애 |
시간·장소·사람을 헷갈리거나 혼동함 | 오늘이 무슨 요일인지, 지금이 아침인지 저녁인지 혼란 |
판단력 저하 |
돈 관리나 약 복용 등 일상적 판단이 어려워짐 | 약을 두 번 복용하거나, 물건 값을 잘못 계산함 |
언어 기능 저하 |
말이 느려지고 단어가 생각나지 않음 | 대화 중 “그거… 그거 있잖아…” 식의 표현 반복 |
시공간 인식 저하 |
익숙한 길에서 방향을 잃거나 주변 사물을 잘 인식하지 못함 | 자주 가던 동네 슈퍼에서 길을 잃음 |
반복 행동 |
같은 말을 반복하거나, 같은 물건을 계속 정리함 | 하루에도 몇 번씩 옷장 정리, 신발 배열 반복 |
사회적 위축 |
외출이나 사람 만나는 것을 회피함 | 모임, 통화, 외출을 꺼림 |
후각 ·미각 변화 |
냄새나 음식 맛을 잘 느끼지 못함 | 평소 좋아하던 음식도 “맛없다”고 느끼는 경우 |
위 표는 치매의심 증상 체크리스트예요. 위 증상 중 3개 이상 해당된다면 치매 초기 가능성 고려해야 한다고 해요.
가까운 병원의 신경과에서 MMSE, 뇌 MRI 등 정밀검사를 받아보실 것을 권장드려요.
저는 세 아이의 엄마이자, 아빠의 딸입니다
저는 현재 휴직중으로 세 아이를 키우고 있어요. 아이들 챙기고, 제가 하고 싶은 공부도 하고 있고요.
그런데 어느 순간, ‘아빠가 조금 달라졌다’는 걸 느끼면서 마음이 무거워졌어요. 어릴 때는 아빠가 저의 보호자였는데, 이제는 제가 아빠의 보호자가 되어야 할 시간 같아요. 물론 엄마가 있긴하지만요.
지금부터라도 가족이 먼저 알아차리고 대비해야 한다는 것, 그게 가장 현실적이고 진심어린 효도일지 모르겠어요.
아빠의 삶은, 누가 봐도 ‘고생한 인생’이었어요
아빠는 아주 어린 시절 부모님을 여의시고 형들과 친척집을 전전하며 눈치밥을 먹으며 컸어요. 그 시절엔 전라도 사람이라는 이유로도 차별을 받았다고 하셨어요. 그래서인지 아빠는 늘 조용하고 묵묵하셨어요.
성장과정에서는 아빠가 돈을 잘 벌지 못해서 엄마가 고생한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그래서 아빠가 미웠던 적도 있죠.
그런데 어느순간 우리아빠만큼 착한 사람도 없더라고요.
그런 아빠가 조금씩 자신을 잃어가는 걸 보는 건 정말… 마음이 아픕니다. 그래서 더 제대로 알고, 제대로 돌보고 싶어요.
"아버지의 해방일지"와 나의 아버지
아버지의 상태를 기록하며, 문득 떠오른 책이 있었어요.
정지아 작가의 『아버지의 해방일지』
책 속의 아버지는 거칠고 불편한 존재였지만, 그 삶의 궤적을 따라가다 보면 그가 왜 그렇게밖에 살 수 없었는지, 어떻게 ‘자기 방식으로’ 가족을 사랑했는지를 알게 되죠.
우리 아빠는 그 소설 속 아버지처럼 폭력적이지도, 고집스럽지도 않습니다. 그렇다고 다정다감한 표현을 많이 하는 분도 아니에요. 늘 조용했고, 한 발 물러서 있었고, 무언가를 참고 있는 사람 같았어요.
하지만 요근래 느낀 건, 아빠 역시 자기 방식대로 버티며 살아온 사람이라는 거였어요. 말없이 견디는 법, 기대지 않는 법, 그리고 묵묵히 가족을 챙기는 법을 선택하신 분이었단 걸 이제서야 조금씩 이해하게 되는 것 같아요.
지금 할 수 있는 것부터 해보려고요
- 신경과 진료 예약 ✔️
- MMSE 등 인지 검사 진행 예정 ✔️
- 치매안심센터 정보 다시 확인 중
- 일상생활 기록하기 시작
그리고 이 과정을 블로그 일기처럼 기록해보려 해요. 누군가에겐 위로가, 또 누군가에겐 정보가 되길 바라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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