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 나를 성장하는 계기가 되다
출생률이 많이 낮습니다. 우리나라가 유독 심하기는 하지만 비단 우리나라만의 사실은 아닌 것 같습니다. 중국도 미국도 출산율이 낮아지고 있긴 하니까요. 부모가 된다는 걸 너무 어렵다고 생각하는 걸까요, 아니면 나의 삶이 더 소중해진 젊은이들의 선택이라고 생각해야 할까요?
부모가 되면 힘든 점 : 기다림
실제로 부모의 역할은 정말 어렵습니다. 어렵더라구요. 출산을 경험하는 여자들은 신체의 변화나 심리적인 변화를 겪는 것도 사실입니다. 남자들은 출산은 하지 않지만 가장의 어깨가 무거워지는 것도 사실이죠.
그런데, 이러한 신체의 변화나 신생아 때 24시간 대기조인 것은 아무것도 아닙니다. 아이가 커가면서 마음이 더 어려워지거든요.
제가 아이를 키우면서 가장 힘든 것을 꼽자면 "기다려주는 것"입니다.
세 아이를 키우면서 아직 다 제 품을 떠나지도 않았지만, 점점 더 크게 느끼는 것은 "아이를 기다려 주지 못함의 후회"입니다. 아이마다 자신만의 속도가 있고 자신의 모양새가 있는데 이를 무시하고 제가 제 마음대로 바꾸고 끌고 가 버렸던 건 아닐까 하고 말입니다. 저는 특히 평범의 범주에서 많이 벗어난, 자신만의 세계에 빠져 사는 자폐아이를 키우고 있어서 더욱 그렇게 느끼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어른의 입장에서 몇 살에는 무엇을 해야 한다더라, 몇 살에는 뭐를 마쳐야 좋다더라 이러한 것들에서 어긋나면 엄마아빠의 마음이 조급해집니다. 내가 뭘 해주지 않아서 우리 아이가 늦어졌나? 하고 말입니다.
하지만, 아이마다 자신만의 속도가 있음을 요즘 절실히 느끼고 있습니다. 작년에는 못했던 것을 올해는 거뜬히 해내고, 작년에는 어린아이처럼 떼쓰던 것을 올해는 언니, 형아처럼 이해주는 모습을 보면서 기특한 마음이 듭니다. 동시에 나를 반성해 봅니다.
아이는 부족한 게 당연합니다. 부족한 것을 채우며 성장하는 것이 인간의 성장과정인데 부모인 내가 너무 처음부터 완벽한 모습을 어린아이에게 기대하고 있었던 것은 아닌지 생각하게 됩니다. 결과적으로 부족했던 것은 아이가 아닌 저였음을 깨닫습니다.
육아에 대한 오해
1) 돈이 많이 들 것이다.
육아란 행복한 것이다라는 인식을 심어주기 위한 육아프로그램이 오히려 육아란 돈이 많이 드는구나라는 현실을 먼저 깨닫게 해준 것 같습니다. 아이에게 좋은 음식을 주고, 좋은 옷을 주고, 좋은 교육을 받게 해주는 것. 이런 것들이 아이의 성장에 도움이 되기는 하지만 아주 일부분입니다.
돈이 많이 드는 것보다 육아로 인해 성인인 내가 더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라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는 프로그램 생기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2) 내가 없어진다.
82년생 김지영
그렇게 좋은 남편을 뒀으면서 뭐가 불만이냐
82년생 김지영이라는 소설이나 영화를 본 일부의 사람들이 하는 말입니다. 하지만, 정말 내가 없어지는 느낌을 경험해보지 않으면 모릅니다. 특히, 자아가 강했던 분들은 더욱 그럴 것입니다. 자아가 강하지 않았더라도 출산전후로 호르몬의 변화로 크고 작건 간에 우울감을 느끼는 것도 사실입니다. 인정해주자구요. 어려운 걸 해낸 겁니다.
하지만, 그 순간을 잘 이겨내고 견디면 더 멋진 나로 성장해 있음을 느낍니다. 육아는 분명 힘들지만 이를 경험해 보지 않았다면 알 수 없는 다양하고 깊은 감정과 경험이 있습니다. 어린 시절 나만 바라봤던 아이가 점점 커서 부모로부터 독립을 하면, 부모도 더 멋지게 자신의 커리어를 쌓을 기회는 충분히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적당한 시기에 아이와 나를 분리하지 못해서 겪게되는 빈둥지증후군도 있겠지만 이는 건강한 양육관계가 아닙니다.
과거에는 수명도 짧고 직업군도 다양하지 못해서 힘들었겠지만 이제는 세상이 달라졌습니다. 100세 인생에서 40대와 50대는 인생의 절반 밖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나머지 인생을 충분히 가꿔나갈 시간이 있는 것이죠.
자녀 독립 후의 생활을 응원합니다.
아이를 키우기 위해서는 경제적인 것, 물질적인 것보다 부모의 마음이 크고 넉넉해야 합니다. 그리고 보통의 사람이라면 육아를 하면서 점점 마음이 크고 넉넉해 집니다. 육아를 통해 아이보다 내 그릇이 더 커짐을 느끼는 요즘입니다. 그래서 저는 아이로 인해 포기해야 하는 것도 있지만 아이를 키우면서 내가 성장했고, 더 커진 내가 이끌어가는 중년 이후의 삶이 더 기대되기도 합니다.
육아, 힘내시길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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